손절을 없애봤다. 확정 -1.45%가 -30%가 됐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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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절을 맞고 나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. 조금만 더 들고 있었으면 돌아왔을 텐데.
이건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끝낼 수 있는 질문이다. 2026년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47일간 봇이 실제로 체결한 매수 87건을 전부 가져다가, 손절·트레일링·볼린저 매도를 전부 제거하고 "목표 수익에 닿으면 판다" 하나만 남긴 조건으로 업비트 실제 15분봉을 스캔했다. 목표는 1%, 2%, 3%, 5% 네 가지.
방법 · 기존 시뮬레이션 코드는 볼린저 매도 경로 재현 실패로 전체 오차의 77.7%를 만든 전력이 있어 한 줄도 재사용하지 않았다. 진입가에 목표%를 곱한 가격에 고가가 닿았는지만 보는 순수 가격 스캔이다. 진입 시점이 속한 봉은 룩어헤드 방지를 위해 제외하고 그다음 봉부터 세었다. 캔들 마감은 8월 16일 19시 30~45분 기준이며, 그때까지 목표에 못 닿은 건은 전부 "아직 안 판 상태"로 남겼다.
1. 실현손익만 보면, 전부 흑자였다
먼저 목표에 도달해서 실제로 팔린 거래들만 합산해봤다. 수수료까지 뺀 숫자다.
| 목표 | 도달 | 평균 보유 | 실현 SUM (수수료 후) |
|---|---|---|---|
| 1% | 65건 | 0.71일 | +58.44%p |
| 2% | 50건 | 1.80일 | +94.90%p |
| 3% | 44건 | 3.06일 | +127.47%p |
| 5% | 26건 | 1.81일 | +127.27%p |
47일에 +127%p. 이 표만 보면 손절이 그동안 수익을 깎아먹고 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. 그런데 이 숫자에는 새로운 정보가 하나도 없다. 목표 도달 건은 정의상 정확히 목표%만큼 이익이 나므로, 이 열은 그냥 도달 건수 × 목표%다. 1% 목표에서 65건이 도달했으니 수수료 전 합계가 정확히 +65.00%p인 것도 그래서다.
2. 안 판 것을 세어보기 전까지는
빠진 게 있다. 목표에 못 닿은 포지션들은 팔리지 않았을 뿐, 사라진 게 아니다. 1% 목표에서도 22건이 47일 내내 손절 없이 물려 있었다. 이 평가손실을 합치면 표가 뒤집힌다.
같은 87건, 같은 기간. 왼쪽으로 뻗은 막대가 아직 청산되지 않은 포지션까지 합산한 실제 성적표다.
| 목표 | 미도달 | 미실현 SUM | 총합 (미실현 포함) | 총합 (실현만) |
|---|---|---|---|---|
| 1% | 22건 | -201.33%p | -144.89%p | +58.44%p |
| 2% | 37건 | -344.71%p | -253.16%p | +94.90%p |
| 3% | 43건 | -396.58%p | -273.01%p | +127.47%p |
| 5% | 61건 | -569.17%p | -447.43%p | +127.27%p |
네 시나리오 전부 대폭 적자다. 미실현 포지션이 지금까지 물려 있던 평균 기간도 목표 1%에서 21.64일, 5%에서 26.66일. 전부 3주 이상을 손절 없이 흘려보낸 상태다.
수수료 얘기도 짚고 가야 한다. 목표를 높일수록 매도가 줄어서 수수료 발생 이벤트는 152건에서 113건까지 줄어든다. 현행 시스템의 174건보다 적다. 하지만 이건 수수료를 아낀 게 아니라 매도를 안 해서 수수료가 안 나간 것이고, 아낀 1~3%p는 누적된 -201~-569%p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.
3. NEAR #641 — 실제로는 2시간 37분 만에 끝난 거래
네 시나리오 전부에서 최악 사례는 같은 거래였다. 목표를 1%까지 낮춰도 끝내 도달하지 못한 건이기 때문이다.
- 가상 — 손절을 없앴다면
- KRW-NEAR, 7월 7일 09:20 진입가 3,101원. 8월 16일 기준 평가손익 -26.22%, 보유 중 최악 시점 -30.15%. 40.4일째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상태.
- 실제 — 라이브 봇이 한 일
- 같은 날 11:57, 3,059원에 손절(neutral). 확정 손익 -1.45%. 매수 후 2시간 37분 만에 종료.
최악 사례 상위권은 NEAR와 SUI가 독점했다. NEAR #693은 26일째 -22.39%, #707은 23일째 -17.58%, SUI #644는 40일째 -15.22%. 이 47일 구간에서 두 코인이 특히 심한 하락 추세였고, NEAR는 3,000원대에서 2,288원까지 내려온 상태였다. 손절이 그동안 막아주고 있던 게 정확히 이것이다.
4. 애초에 실행 자체가 불가능했다
손익을 떠나서, 이 전략은 물리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. 포지션이 안 팔리면 슬롯이 안 비기 때문이다. 같은 시점에 동시에 들고 있어야 하는 종목 수를 세어봤다.
| 목표 | 최대 동시보유 | 필요 자금 | 현재 설계 대비 |
|---|---|---|---|
| 1% | 22건 | 528% | 5.5배 초과 |
| 2% | 37건 | 888% | 9.3배 초과 |
| 3% | 43건 | 1,032% | 10.8배 초과 |
| 5% | 61건 | 1,464% | 15.3배 초과 |
현재 봇은 종목당 자산의 24%씩 최대 4개 슬롯, 합쳐서 96% 구조다. 어느 시나리오든 필요 슬롯이 설계의 5.5배에서 15.3배를 넘는다. 최대 동시보유가 터지는 시각은 네 경우 모두 8월 13일 17시 45분으로 동일했다.
그리고 한 겹 더 있다. 이 87건의 매수 신호 자체가 손절이 있는 시스템에서 나온 것이다. 포지션이 빨리 정리되니까 슬롯이 회전했고, 슬롯이 회전했으니까 다음 매수가 가능했다. 손절을 없앤 세계에서는 4개 슬롯이 물린 포지션으로 진작에 꽉 차서, 이 87건 중 상당수는 매수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.
5. 손절은 손실을 확정하는 장치가 아니다
손절을 없애자는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"거래를 줄이면 수수료가 줄어 흑자로 돌아설 것"이었다. 그 가설은 이번 데이터에서 기각됐다. 수수료 절감분은 미실현 손실 누적분에 비해 무시할 수준이고, 자금 회전 측면에서는 아예 성립하지 않는다.
이번 검증에서 건진 건 숫자보다 관점 쪽이다. 손절은 수익을 깎는 장치가 아니라 슬롯을 회수하는 장치였다. -1.45%를 확정하는 대신 그 자리를 비워서 다음 기회를 받는 거래. 실현손익표만 들여다보면 절대 보이지 않는 역할이다.
다만 이 결론이 기각하는 건 "손절을 없애는 방식의 거래 횟수 감소"지, 거래 횟수 감소 자체가 아니다. 진입 게이트를 강화하거나 재진입 쿨다운을 늘리는 식으로 손절을 유지한 채 빈도를 줄이는 접근은 이번 분석 범위 밖이고, 따로 검증이 필요하다.
이 분석의 한계
- 47일, 6개 코인, 87건이라는 단일 구간이다. 그것도 NEAR·SUI의 상당한 하락을 포함한 장세였다. 상승장이었다면 결과가 달랐겠지만 이 데이터로는 확인할 수 없다.
- -26~-30%는 47일 기준으로 관찰된 최악치일 뿐 상한이 아니다. 손절 없는 보유는 원리상 평가손실에 바닥이 없다.
- 동시보유 수치는 "이 87건이 전부 그대로 체결됐다면"을 가정한 상한 스트레스 테스트다. 자기정합적인 재현은 아니다.
- 캔들 마감 시각 이후의 가격 변동은 반영되지 않았다. 몇 시간 수준의 오차가 있다.
이 글의 모든 수치는 실제 운용 중인 봇의 체결 기록과 업비트 실캔들에서 산출한 것이며, 특정 수익을 보장하거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는다. 손실 구간과 실패한 가설도 그대로 공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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